이렇게 한번 살아보았으면
「좋은 글 中에서」
이제 나머지 세월 무얼 하며 살겠느냐 물으면...
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고...
기도로 하루 열어 텃밭에 가꾼 행복 냄새, 새벽 별
툭툭 털어 아침 사랑 차리고,
햇살 퍼지는 숲길 따라 야윈 손 꼭 잡고 거닐며,
젊은 날의 추억 이야기하면서,
선물로 주신 오늘이 감사하고...
호수가 보이는 소박한 찻집에서...
나이 든 옛 노래 발장단 고갯짓으로,
나지막이 함께 따라 부르며,
이제까지 지켜주심이 감사하고,
한마디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,
무슨 말 하려는지 무슨 생각하는지 읽을 수 있는...
살다 때로 버거워지면...
넉넉한 가슴에서 맘 놓고 울어도,
편할 사람 만났음이 감사하고,
빨간 밑줄 친 비밀 불치병 속앓이 털어놓아도,
미안하거나 부끄럽지 않게,
마음 나눌 사람 곁에 있음이 감사하고...
세상에 태어난 의미요...
살아온 보람이며, 살아갈 이유되어,
서로 믿고 의지하고,
가을 낙엽 겨울 빈 가지 사이를 달리는 바람까지,
소중하고 더 소중한 사람 있어 범사에 감사하고...
서산에 해 넘으면 군불 지핀 아랫목에 짤짤 끓는 정으로,
날마다 기적 속에 살아감이 감사하고...
하루 해 뜨고 지는 자연의 섭리
차고 기우는 달과 별 보내고 맞는 사계
물고기 춤사위 벗하며,
솔바람 푸르게 일어서는 한적한 곳에,
사랑 둥지 마련해 감사 기도 드리며,
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.